평화로운 오후였습니다. 동물들은 각자의 우리 안에서 낮잠을 즐기거나, 느긋하게 햇볕을 쬐고 있었죠. 그런데 사자 우리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컹컹, 하고 개 짖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던 겁니다.
사육사들은 깜짝 놀라 사자 우리로 달려갔습니다. 혹시 사자가 위험한 상황에 처한 것은 아닐까 걱정했지만, 우리 안의 광경은 그들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났습니다.
사자는 멀쩡하게 낮잠을 자고 있었고, 그 옆에는 아주 작은 치와와 한 마리가 용맹하게 사자를 향해 짖고 있었습니다. 치와와는 덩치는 작았지만 목소리만큼은 누구보다 컸고, 사자는 그런 치와와의 기세에 눌린 건지, 아니면 귀찮은 건지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있었죠.
알고 보니 그 치와와는 동물원 근처에 사는 한 할머니의 반려견이었는데, 할머니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동물원 안으로 몰래 들어와 버린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하필이면 사자 우리로 말이죠.
사육사들은 조심스럽게 치와와를 사자 우리 밖으로 데리고 나오려고 했지만, 치와와는 마치 자신이 사자의 왕이라도 된 것처럼 늠름하게 버티며 짖어댔습니다. 그 모습이 어찌나 당당하고 웃기던지, 사육사들은 웃음을 참느라 혼났습니다.
결국 할머니가 달려와 치와와를 품에 안고서야 상황은 일단락되었습니다. 할머니는 연신 죄송하다고 사과했고, 사자는 그제야 평화로운 낮잠을 다시 청할 수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그 동물원에서는 작은 영웅 치와와 이야기가 한동안 화제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사자를 향해 용감하게 짖어대던 작은 치와와의 모습을 떠올리며 웃음을 터뜨렸고, 어떤 아이들은 치와와처럼 용감해지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진정한 용기는 덩치나 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당당함을 잃지 않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동물원의 작은 치와와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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